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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려 도착한 볏단을 지원가구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중이다  

 

둥게스와리의 우기 준비 

-뜨거운 더위가 지나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우기 

 

우기는 집이 부실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조마조마한 시기이다.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해 주어야 하지만 받는 사람들이 타성에 젖지 않고 주체성을 가지게 할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이번 우기 준비기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다.

-글쓴이 인도JTS· 신예슬 _ 마을개발팀 활동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지독한 더위의 여름도 서서히 힘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바람이 거칠게 불고 우박이 세차게 내렸습니다. 이런 날씨가 한바탕 지나가면 계절이 바뀌는 신호입니다. 이제 곧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됩니다. 물 한 방울 내리지 않고 45도를 넘나드는 더위를 겪어낸 이곳 사람들은 한바탕 비가 쏟아지길 기다립니다. 우기에는 언제 그렇게 뜨거웠냐는 듯 거의 매일 같이 비가 내리고 때로는 지붕이 뚫릴 것 같은 세찬 비가 내리기도 합니다. 비 덕분에 뜨거운 대지가 식혀질지라도 비가 내리는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비가 오기 전에 지붕을 수리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인도 JTS 사업장이 있는 둥게스와리 15개 마을.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흙으로 구운 타일로 튼튼하게 지붕을 만들어 놓았지만 수입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은 흙벽에 볏단으로 된 지붕의 가옥구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번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볏단을 얹어 비가 새는 것을 막습니다. 그나마 가족 중 수입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볏단을 구입해놓고 우기를 준비해서 지붕을 수리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독거노인이나 남편이 없는 미망인의 경우 우기가 오는 게 난감하고 막막할 따름입니다.

 

인도 JTS는 둥게스와리 15개 마을. 그 마을들의 극빈자 중 지붕수리에 어려움이 있는 가구들을 위해 매년 우기가 되기 전에 볏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마을 리더들에게 지원가구 명단을 받아 둥게스와리 내의 74가구의 방문을 진행했습니다.

 

가구를 방문하니 이미 볏단을 세팅한 사람도 있고, 주변 이웃들은 이미 다 지붕을 수리 했지만 그 가운데는 덩그러니 지붕이 뻥 뚫려있는 집도 있습니다. 한 할머니는 비가 오면 지붕에 물이 많이 새서 방 한쪽에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튼튼한 2층집에서 살고 있는 내가 머쓱하고 좀 부끄럽기도 합니다.

 

우리는 명단을 받은 74가구 중 지원가구를 선별하였습니다. 경제적 수입이 없고 노인, 장애인 가구가 우선순위입니다. 마을 리더들에게 받은 명단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볏단이 가지 않고 엉뚱한 사람에게 지원되게 됩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마을리더의 가족이나 가족 내 소득원이 있고 형편이 그나마 나은 사람들이 명단에 올라 있기도 했습니다. 다들 볏단이 필요하니 각자의 생활이 어려운 부분을 어필하려고해 사실여부를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마을리더와 이웃에게 거듭 물어 사실을 확인합니다. 이렇게 선별된 19가구에게 500단씩의 볏단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볏단을 배달하는 날. 볏단을 실어 배달하려던 트렉터를 기다렸습니다. 한참을 지나도 출발했다던 트렉터가 오지 않았습니다. 출발했다는 마을 어귀까지 가서 서성거려도 트렉터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식으로 서두르고 시간을 분단위로 생각하면 아마 인도에서 오래 살기가 힘들지 모릅니다. 기다리다 지칠 때 쯤 저 멀리 볏단을 가득 실은 트렉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 볏단 지원을 시작합니다.

 

지원받는 가구의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으며 반깁니다. 조사를 위해 방문했던 때의 무거워보이던 모습과는 달리 표정들이 한결 가벼워 보입니다. 제 마음도 덩달아 즐겁습니다. JTS가 볏단을 지원하면 지원받은 사람은 볏단을 지탱할 나무를 짜서 그 위에 새 볏단을 올립니다. 그렇지만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볏단을 집 앞까지 옮기는 것도 또 지붕에 얹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행히 몇 가구는 주변 이웃들이 볏단을 집까지 옮겨주고 지붕에 얹는 것도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며칠 뒤 모니터링을 위해 다시 마을에 가보았습니다. 한 할머니가 내 손을 잡아끌고 자기 집에 데려가 지붕을 보여줍니다. 척척 쌓여진 볏단이 뿌듯하고 든든해 보입니다. 비가 세차게 내려도 이제 걱정이 없겠구나 싶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원을 하다 보니 여러 고민들이 생깁니다. 마을 자체적으로 유기적으로 돕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혹은 우리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들이 마을의 생활이 힘든 가구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방법은 없을까. 서로 챙기고 살리는 방법은 뭘까.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마을 일, 그리고 결국에는 내 일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또. 1년에 한 번씩 수리하는 볏단 대신, 타일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소 고가의 타일을 무상으로 지원하는게 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마음 같아서는 척척 구입해서 척척 지붕을 지원하고 싶지만, 그럴 경우 이들이 마냥 받는 사람이 되진 않을까, 주체성을 살리면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과 마음이 조심스러워집니다. 다시 마을에 나가봐야겠습니다. 답은 마을에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자세히 보고 방법을 같이 찾아봐야겠습니다.

 


-지원이 필요한 가구들의 방문하여 지붕 상태를 조사하고 있다

 


-덮인 짚단이 허술하여 천막으로 여기저기 임시적으로 덮어놓은 지붕

 


-말끔하게 보수된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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