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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의 시작   

 신학기가 개학하면 모든 학생들이 당연히 학용품을 갖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이곳 민다나오 오지 마을은 학용품이 귀합니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공책, 연필, 지우개, 볼펜 등을 다 갖춰서 마련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JTS는 매년 문구류를 지원해 주고 있는데 올해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학교가 완공되고 나서 5년 이상 문구류를 지원해준 학교들 중 학부모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진 곳들은 올해부터는 지원을 하지 않고 마을 스스로 자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한 것입니다. 그렇게 올해 신축하는 학교 4곳을 포함하여 5년 미만 된 17개교에 문구류를 지원하고, 2015년에 교복을 지원하고 3년째 교복을 지원하지 않았던 다물록 교사들의 특별 요청에 의해 다물록 소재 학교를 포함해 총 23개교에 교복을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교복은 2년에 한 번씩 지원함). 

 
교육 지원은 각 학교 대표 교사들에게 연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지난 해에 만들어둔 자료를 바탕으로, 신학기가 시작되는 6월 전인 5월쯤 연락을 합니다. 다른 학교로 옮기지 않고 계속 JTS학교에 머무는지에 대한 체크입니다. 70%정도의 교사는 올해도 계속 있지만, 나머지 교사는 좀 더 시내 근처에 있는 학교로 전근을 갔습니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전체 학생이 학교에 가는 한국과 달리 필리핀은 등록기간이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6월에 신학기가 시작되어도 6월 말 7월 초는 되어야 전체 학생 수가 확정됩니다. 가정 형편이나 농사 등의 이유로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7월 초 교사들에게 최종 연락을 하여 학생들의 학년, 이름, 그리고 교복 지원을 위해 키와 몸무게를 받았습니다. 그리곤 7월 18일 까방라산 군 까따블라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육 지원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올 해는 현지인 자원봉사자인 다투 미키타이씨의 아들인 아끼와 의료 봉사를 위해 오신 김진석 선생님이 주축이 되
어 물품 패킹을 하였습니다. 차로 갈 수 없어 배나 오토바이를 타고 가야 하는 것은 박스로 포장한 후에 비닐로 한 번 더 싸야 하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박스의 크기와 무게를 줄여야 하는 등 신경 쓸 것들이 많습니다. 오토바이에 물건을 가득 싣고 가다 보니 과적재로 인해 오토바이가 펑크 나는 경우도 생깁니다.  



 
올 해는?   
올해 문구류 지원은 교사들의 요청에 따라 공책 1권, 연습장 1권을 추가로 지급하였습니다. 유치부는 스케치북을 1권 더 주었고, 4학년 이상의 고학년에게는 시험 볼 때 사용하는 얇은 노트도 함께 제공하였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4학년 이상 학생들에게는 6명당 1개씩 물감을 제공하였습니다. 두 손 가득 문구류를 받아 든 아이들은 연신 싱글싱글 행복한 웃음을 짓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교복은 사실 꿈도 꾸기 힘든 것입니다. 시내에 위치한 학교들은 학부모들의 형편이 괜찮아 교복 입은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JTS학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알기에 마닐라에서 의류 사업을 하고 계신 이원주 대표이 개인 기부로 교복을 지원해 주셨습니다. 각 학교마다 교복 디자인이 다른 한국과 달리 이곳 민다나오는 교복 디자인이 거의 동일합니다. 남학생은 흰색 셔츠에 곤색 반바지, 여학생은 흰색 블라우스에 곤색 치마. 그런데 JTS의 교복 디자인은 조금 특별합니다. 남학생은 하늘색 체크무늬 셔츠에 곤색 반바지, 여학생은 노란색 체크무늬 셔츠에 곤색 치마.   

상의 하나 다를 뿐인데 막상 아이들에게 교복을 입히면 화사하게 얼굴이 살아서 다들 잘생기고, 예뻐 보입니다. 그래서 연신 “구아뽀(잘생겼다)” “구아빠(예쁘다)”를 외치게 됩니다. 교복 지원한다는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은 학교에 와서 교복 배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본인 아이가 교복을 받으면 손을 잡고 가서 직접 옷을 입혀보며 행복해 합니다. 교복은 사실 교복으로서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 대부분 오까이오까이라고 하는 한국 중고 옷 매장에서 옷을 사 입어 새 옷은 거의 없습니다. 교복은 그래서 가장 좋은 새 옷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방문한 학교는 다물록에서도 가장 가난한 미카실리였습니다. 2015년에 교복을 지원했었는데 2명의 학생이 교복을 입고 있어, 당연히 언니나 형에게 물려받은 교복이라 생각하고 물어보았더니 3년 전에 받은 본인 교복이라고 하였습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발육이 더뎌 그런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교사에게 받은 교복 정보에서 고학년임에도 다른 학교 들과 달리 사이즈가 작아 교사가 잘못 측정한 줄 알고 큰 사이즈의 교복을 여분으로 많이 챙겨갔는데 하나도 쓰지 못했습니다. 보통 5~6학년은 XL에서 XXXL까지의 사이즈인데 반해, 미카리실는 L에서 XL가 전부였습니다. 키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통한 아이도 거의 없었습니다.  

 
 JTS가 학교를 지은 이후에 도로가 연결되고 마을이 커진 다른 곳과 달리, 배로만 접근이 가능하고 주변 환경이 척박하여 농사지을 땅이 많지 않은 미카실리는 11년이 지났지만 발전이 더뎌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이렇게 11월 현재까지 총 20개교에 문구류 및 교복 지원을 마쳤습니다. 남은 딸라각 SPED(장애인 특수 학교)와 지난 2년 동안 연락책이 없어 가보지 못했던 아구산 델 수르에 2개교는 내년 1월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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