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

오늘은 조금 여유롭다. 구호품 분배 마지막 날이다.
전날 늦게까지 오늘 분배할 지역에 학용품을 내려놓았다. 리더들에게 분배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구호품 세팅과 받을 사람 등에 대해서 준비해놓을 것을 요청하였고, 잘 준비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오늘은 6시에 출발하기로 하였는데 알람을 맞춰놓지 않아서 일어나니까 5시45분이었다. 부랴부랴 세수하고 준비해서 출발하니 아침 6시 10분이었다. 먼저 방문하게 될 루북바숭을 가기위해서 44구비의 산길을 돌아서 가야했다.

오늘 구호품 분배현장으로 가는데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산상 호수에 비치는 햇살과 산허리에 걸린 구름 조각 등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침 시장을 지나가는데 람부딴과 망고스틴 과일이 보였다. 분배 첫날부터 새벽 6시에 출발하다보니 아침 먹을 시간이 없었다. 오늘도 새벽 6시 10분에 출발하면서 아침을 먹지 않고 나오다보니 먹고 싶어졌다.

그동안 일정이 빠듯하여 잠시 차를 세우는 것도 힘들어서 한 번도 과일을 먹어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오늘 아침은 조금의 여유가 있어 차를 세우고 과일을 샀다. 람부딴 2kg, 망고스틴 4kg 함께 동행 하는 Lise(현지자원봉사자)가 사주었다.
옆에서 계산하는 것을 보니 12만 루피야(한화 12,000원 정도)를 주었다. 현장으로 달려가는 차안에서 아침대신에 먹었다.


아감 지역의 루북바숭 관공서에 도착하니 지역 책임자인 Mr..Bambang이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RCTI 채널1번에서 기자 1명이 취재를 나왔고, 2명의 오피셜 기자가 동행하게 되었다. 이어서 200가구에 나눠줄 쌀 4,000kg을 실은 트럭이 도착하였다.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먼저 나눠주고, 쌀을 나눠주기로 하였다.
루북바숭에 있는 7개 학교에 807명의 학생들에게 학용품 세트를 전달하였다. SDN60  Kabu Anau학교는 40분 정도 시골길로 달려가야 만날 수 있었다. 도착을 하니 아이들이 임시 텐트학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지고간 구호품을 정렬하고 준비가 완료되자 신속하게 학생들에게 분배하였다. 받아가는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였다. 책가방, 노트 등 새로 받은 학용품을 옆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같이 재잘재잘…

20여분 만에 분배가 끝나고 기념촬영 촥~~~
다시 쌀을 나눠주기 위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였다.



밤방씨에 의하면 아감 지역의 루북바숭은 정부나 외부 단체로부터 거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하였다. 그래서 자기들은 뭐라도 좋으니 지원해 달라고 하였다.
주어진 시간 내에서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구호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밤방씨는 루북바숭의 책임자로 마을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어느 마을이 어렵고, 누가 구호품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서 잘 조사해서 마을 주민 모두가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보였다.

사전 조사할 때 밤방씨와 함께 다녀보면 그가 지나갈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그의 차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루북바숭의 구호품 분배하는 날이 일요일임에도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직접 현장을 동행하는 것을 보니 이곳 인도네시아에서 보기 드문 공무원이었다.

그런 밤방씨에게 루북바숭에서 가장 어려운 200가구에게 쌀을 20kg씩 지원하기로 하고 선정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루북바숭의 전체 5개 조롱(한국의 면단위)에서 형편이 어렵다고 선정된 200가구에게 쌀을 전달하게 되었다. 전날 밤방씨에게 구호품 분배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고, 밤방씨는 우리가 설명한대로 준비하고 있었다.

쿠폰을 받은 사람들이 미리 분배장소에 대기하고 있었고, 자원 봉사하는 사람도 미리 대기하고 있어서 일이 쉽고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200가구에게 구호품인 쌀을 20kg씩 분배하는데 20분 만에 끝낼 수 있었다.




이어서 우리는 쌀 분배 장소에서 약40분 거리에 있는 SDN12 Anak Aia Dadok 학교에 학용품을 전달하러갔다. 학교에 도착하니 학생들이 운동장에 학년별로 정렬해있었다. 학생 대표의 구령에 따라 질서 있게 움직이고, 선생님들도 적극적으로 학용품을 나눠주는데 참가하였다. 교복과 가방 그리고 학용품을 받아든 학생들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제자리로 돌아가서는 주변 친구들과 자기가 받은 것을 비교하고 얘기하면서 좋아하였다.

SDN12학교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SDN54 Garagahan학교로 출발하였다. 시간은 벌써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이시간이면 계획상으로는 빠리야만으로 가고 있어야했다. 그래야 제시간에 빠리야만의 빠꾸달람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나눠줄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루북바숭의 세 번째 학교로 가고 있었다. 가는 도중에 빠리야만의 학용품을 나눠주기로 한 지역의 리더인 알리 사팔에게 연락하여 3시30분경 분배할 수 있을 거라고 시간을 연기하였다.

세번째 학교에 도착하니 여기도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모두 준비가 된 상태에서 진행하니까 분배 시간이 많이 절약되었다 그래도 이동 시간이 많이 걸려서 오전 중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야했다. 1시 30분이 되어서 루북바숭 지역의 분배가 마무리 되었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마지막 분배 장소인 빠리야만의 빠구달람 학교로 갈 때는 점심 먹을 시간도 없었다. 많은 학생들이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을 거란 생각에 바삐 움직여야했다. 다행이 운전기사도 아무런 불평 없이 협조를 잘해주었다.

빠꾸달람 학교에 도착하니 라당 학교 학생을 포함하여 두개 학교 학생 296명이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내리자마자 그 모습을 담으려고 카메라를 들고 가니 아이들이 모여든다. 줄을 서서 차례로 기다리던 이전 학교와 비교를 하니 분배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겠구나 생각하였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박지나 대표의 지휘아래 학용품 분배 방식과 위치,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게 하는 등 주변을 정렬한 후 분배를 시작하였다. 처음 선생님들은 아이 한명씩 호명하여 체크하는 방식으로 하였다.
첫날과 두 번째 날 그와 같은 진행 방식으로 2시간 이상을 소요했던 것을 경험한터라 296명의 학생을 호명하고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2시간도 넘게 걸릴 거라 판단한 박지나 대표는 리세(통역 자원봉사자)를 통하여 자기반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모두 알기에 줄을 서있는 순서대로 바로 배분하자고 설명하였다.

선생님들도 이해를 한 후 차례대로 배분하니 훨씬 쉽고 빠르게 진행되어 30분 만에 분배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선물을 받은 학생들은 환한 웃음으로 즐겁게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뒷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조금의 희망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일정 속에서 분배를 마치고 나니 조금 가벼워졌다.




지진 피해를 입은 사람들 중에 우리는 일부 주민들에게만 구호품을 나눠줄 수 있었다. 많은 지역을 오고가면서 창밖으로 바라본 풍경은 지진 피해로 힘겨운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라도 힘내라고 외쳐본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고통을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은 루북바숭(Lubuk Basung) 7개 학교 807명에게 학용품 세트(교복, 책가방, 노트 3권, 연필 2자루, 볼펜 3자루, 지우개, 연필 깎기, 자, 필통)와 빠리야만(Pariyaman) 2개 학교 296명에게 학용품 세트(교복, 책가방, 공책 3권, 연필 2자루, 볼펜 3자루, 지우개, 연필 깎기, 자, 필통), 그리고 루북바숭 200가구에게 가구당 쌀 20kg씩 총 4,000kg을 지원하였다.


-글 : JTS활동가 최기진(인도네시아 지진피해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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