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

지난 3월 11일, 일본의 대지진 참사 이후로 JTS에서는 긴급구호팀을 꾸려 일본의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구호물품 준비 및 현지 배분준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진 당시 일본 동경에 체류하고 있던 유정길 JTS 정책위원께서 피해상황 파악과 구호품 배분을 위한 현지조사활동 중입니다. 지진 당시 겪었던 체험과 현지의 절박한 심정을 JTS 회원들께 보내오셨습니다.


유정길(JTS 정책위원)

지진이 발생하는 그 순간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듯한 진동을 느끼며 황망히 책상 밑으로 들어 갔습니다. 사무실 바닥이 물위처럼  울렁울렁거립니다.  조금 진정된 뒤 재빨리 TV를 틀었습니다. 저게 머지? 쓰나미가 도로를 넘어 농가의 비닐하우스를 덮치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차들이 종이배처럼 떠다니는 장면이었습니다. 동경의 고층건물에서 불이나 시커먼 연기를 뿜고, 땅이 갈라진 모습,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가방을 머리에 올리고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마치 재난영화를 상영하는 듯한 장면입니다. 집들이 둥둥 떠다니다 부딪쳐 종이처럼 구겨지고,
엄청나게 밀려오는 쓰나미 파도를 영상에 비춥니다. 그뒤 2-3초뒤에는 초토화될 깔끔한 마을들이 보여지고 곧이어 그 집채들이 차례로 쓰러지고 자동차가 둥둥뜨고 전봇대와 공장의 벽체가 뜯겨나갑니다.몇몇 사람은 건물위에 SOS를 외치며 흰 천을 흔듭니다.

또 다시 이어진 강진들

집에 돌아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천정을 보았습니다. 콘크리트가 갈라져 떨어지면 시멘트에 깔리고 2층집의 모든 물건들이 내 얼굴로 쏟아진다고 생각하니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지진으로 지하철이 붕괴되거나 철로가 부러지면 대형사고 이기 때문에 전철은 무조건 중단됩니다 고층건물의 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줄이 끊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사람들이 몰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버스운행도 중단되어 도시의 사람들이 집으로 집으로 걸어가는 행렬이 끝이 없습니다.
10분마다 들려오는 지진소식에 배낭 하나와 여행가방을 황망이 싸서 입구에 놓고 옷을 껴입고 신발도 근처에 둬 30초안에 뛰어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그날 밤 계속 이어지는 지진경보 속에 새벽 3시야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

TV를 켜니 병원옥상에 큰 크루저 배가 얹어져 있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다 부서졌지만 그나마 서 있는 집에 올라간 구조대원이 안에 사람이 있다고 소리칩니다. 그들이 안고 내려온 사람은 80이 넘은 부부와 아들로 보이는 남자입니다. 괜챦냐고 물어보니 담담한 표정으로 예전에 관동대지진도 겪어봤다고 괜챦다고 답합니다. 그 순간 눈물이 울컥하고 쏟아졌습니다. 아 그렇구나. 일본인들은 끊임없이 재해의 위협 속에 익숙해져 있었구나.
 
결국 터진 핵발전소의 노심용융
 
지진이나 쓰나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높은 기술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원전 1호기에 이어 2, 3호기의 냉각시설고장으로 방사능물질 세슘 137이 검출되고 원자로인근 방사능 수치가 평소보다 150배까지 측정되었습니다. 1호기는 폭발하여 지붕과 외벽 반이 날라갔습니다.
핵폐기물의 반감기는 3-4만년인데 지진 등의 자연재앙으로 인한 방사능 피폭 위험이 높고 우라늄연료는 불과 7-80년 밖에 쓰지 못하는 에너지입니다. 안전 설비와 폐기비용까지 포함하면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다른 것에 비해 비용이 싸지 않습니다. 우리세대의 7-80년을 위해 수 만년간 후세대에게 핵 방사능 위험을 넘겨주다니 죄책감이 느껴집니다.
 
 

간 나오토 수상은 65년이래 최대의 국가위기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재해와 핵발전소의 사고로 인한 피해로
일본정부는 사망자 및 실종자수가2만4천명이 넘는다고 발표했습니다.(“3월22일  기준) 
그러나 앞으로 복구과정에서 사망자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세계경제 2위대국의 일본이 전후 최대의 위기를 맡고 있다며 일본의 국난을 선포하는
간나오토 수상의 성명이 발표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인터넷 메일과 네이트를 통해 저를 아끼는 많은 분들은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저를 아끼며 많이 도움을 준 일본인 친구들을 두려움의 고통속에 놔두고
저만 살겠다고 돌아갈 수 없지요. 오히려 그들을 도우면서 긴급한 국가재난에 대처하는 일본정부와 국민들,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원 상황을 보며  저 또한 이들을 도울수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JTS 회원들에게 요청합니다.
 
우선 재난으로 돌아가신 분들과  일본을  위해 기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대대적인 모금활동을 전개할 것을 권고합니다
.
일본이 우리의 역사적인 상처를 주었고 종교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지만
역사적인관점,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 아무리 적이라고 할지라도 상처가 나면 치료해주고
굶주리면 먹이는 것이 인도주의 정신입니다.
더우기 가장 가까운 나라인 우리가 일본의 인도적인 위기에 지원하고 도움을 주는 것은
보편적 인류애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저도 조만간 현장으로 가서  함께 지원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당장이야 긴급구호전문가들이 들어가겠지만, 현재의 광범한 재난지역을 치우고 복구하는 과정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리라고 생각됩니다.
JTS  회원 여러분, 아침마다 마음깊이 일본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도움 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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