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이야기


이 글은 알라원에 새 선생님이 오셨을 때 JTS활동가들이 알라원을 방문하고 느낀 소감문입니다.
알라원에 선생님이 오신 소식과 함께 보내 주셨는데 인도네시아 긴급구호 소식에 밀려 뒤늦게 소식 전합니다.



사람들은 세상 사람을 여러 기준으로 나눈다. 민다나오 JTS에 있는 나는 알라원에 가 본 사람과 안 가본 사람으로 나누겠다. 축축하고 울창한 숲속으로 난 질퍽하고 미끄럽고 험한 길을, 작은 개울 몇 개를 건너고, 혹시나 거머리가 달라붙어 있지 않나 확인하며 네 시간 쯤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 어쩌다 반갑지 않은 비와 함께 할 때면 더욱 가는 길이 힘든 곳. 그래서 도착할 때까지는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런 곳에서 사는 거야’ 하는 불평이 저절로 나오는 곳, 그렇지만 그 곳에 도착하고 나면 누구나 다 좋아하는 곳. 아이들의 맑고 환한 얼굴도,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산의 풍경도, 학교를 감고 도는 바람 소리도, 힘차게 들리는 시원한 물소리도 다 좋을 뿐이다.

한 달 전 쯤 새로 오신 선생님이 어떻게 지내는지 아이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고 있는지 보러 알라원에 방문했다. 이방인인 나를 호기심이 있어 쳐다보다가도 나하고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돌리고 숨어버리는 아이들의 수줍음이 재미있었다. 선생님을 대하는 아이들은 스스럼이 없었고 선생님도 아이들을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이 되었다. 워낙 세상과 떨어져 있는 마을이다 보니 외지 선생님 역시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데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따르니 정말 다행이었다. 주말마다 산을 내려가 집에 다녀오는 선생님을 아래 마을까지 데려다주고 월요일에는 다시 데려오는 일도 아이들의 몫이었다. 선생님은 알라원 학생들이 결석도 안 하고 선생님 말도 잘 듣는다고 칭찬하였다. 선생님다운 얘기였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도 선생님에게 고구마나 채소 같은 것도 나누어주고 선생님에게 잘 대해 준다고 하였다. 오랫동안 선생님이 없었던 터라 마을 사람들이 선생님을 특별히 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선생님이 석 달 후면 임기가 다 해서 다른 선생님으로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른다니 아이들은 벌써 걱정을 하기도 한단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수업이 시작하는 것을 보고 내려오는 길을 서둘렀다. 비에 젖어 다리에 감기는 바지가 차가웠다. 신발은 금새 다 젖었고 길은 미끄러웠다. 우비와 장화를 지원해 달라는 선생님의 요청을 들었을 때 이런 개인적인 물건은 본인이 알아서 하지 왜 JTS에 손을 내미냐며 못마땅해 한 것이 생각났다. 이렇게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고난인 이곳에 선생님이 계속 남아 가르치는 것만으로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선생님이 요청한 우비와 장화는 꼭 필요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과 함께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작은 일이라도 소중히 최선을 다해 해야겠다.


-글 : 필리핀 JTS활동가 송현자


알라원 숲길은 바위나 아름드리나무에 붙은 이끼들과 맑은 날에도 촉촉하게 젖은 풀잎들 나뭇잎들의 신선한 푸르름 속을 다니는 길입니다.

높다란 나뭇잎들 사이로 가린 하늘을 가끔씩 쳐다보며 산 따라 흐르는 계곡 소리가 커질 때쯤이면 알라원의 다리가 나옵니다. 그 다리를 지나 다시 숲을 가다보면 알라원 마을 특유의 커피나무 숲이 나옵니다. 산 중턱부터 간간이 커피나무가 있어 커피콩이 매달려 있는 나무들 사이를 지나 이곳에 이르면, 은은한 커피향과 함께 커피나무 특유의 모양새로 예쁘고 아름다운 작은 숲이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곳을 지나다니기는 쉽지 않아서 3시간 정도 걸어야 하고 때로는 거머리에게 혈세를 내기도 하고 돌이나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미끄러지기도 하고 사람들 대부분은 그 질퍽한 진흙길에 다들 힘들어합니다.

그 길을 매주 오가며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수업하는 선생님과,
기다리고 기다리던 선생님을 큰 눈으로 집중해서 쳐다보며 따라 배우는 아이들,
선생님을 보호하며 순사한 마음으로 신경써주는 학부모님들,
학교를 둘러싼 알라원 깊은 산과 나무들,
그 높은 산을 덮어주는 하늘과 별들 그리고 구름과 바람...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알라원 마을에 교실 3칸, 화장실, 교사 숙소, 알라원 다리, 책걸상, 문구류, 교과서, 동화책, 교실에 붙이는 수업 교재들, 교복, 가방, 우비, 우산, 아코디언, 멜로디, 농구공, 배드민턴 채와 공, 장화 그리고 선생님껜 방수 재킷, 우비, 장화, 침낭, 램프 등을 지원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드리며

12월에는 알라원 다녀와서 사람들 사는 이야기, 학생들, 선생님 그리고 수많은 반딧불과  별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날은 하룻밤 묵고 와야져 ~ 그럼 또...


-글 : 필리핀 JTS활동가 최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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