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12월로 접어들며, 무더위만 있는 줄 알았던 라오스에도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낮에는 여전히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지만 아침과 밤에는 두꺼운 겉옷에 담요까지 찾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갑니다. 저녁 어스름이 깔려오면 곳곳에서 모닥불을 피웁니다. 저녁식사를 일찍 마친 누군가 모닥불을 피우고 호호 손을 비비며 앉아있으면 어느새 옆집 할머니, 앞집 아주머니, 뒷집 꼬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삼삼오오 불 앞으로 모여듭니다. 특별한 얘깃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가끔 누군가 가져오는 옥수수 한두 개 외엔 특별히 먹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다만 함께 온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정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 이곳이 바로 라오스입니다.

 

함께하고 글쓴이 라오스 JTS - 배혜정 활동가 

 

마을 가는 길. 


 

뜨거운 햇볕이 쉼 없이 내리쬐는 수쿠마(Sukhouma). 마을 어귀에서 걸어서 공사장으로 가노라면 툇마루에 앉아있던 마을 주민들이 활짝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흔치 않은 외국인의 등장에 신기하게 쳐다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렇게 “왔어요?”, “밥은 먹었어요?”하고 인사를 주고받을 때면 ‘우리 마을에 왔다’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콕농부아 마을학교 


 

우기에 쉼 없이 퍼붓는 비로 메콩강이 범람하였고, 재해방지시설이 거의 되어있지 않은 수쿠마 대부분의 마을이 홍수로 잠겨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때 콕농부아 마을의 작은 학교도 무너져 내리고, 지붕만 겨우 남아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이에 JTS에서 아이들이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학교에서 마음껏 뛰놀고 공부할 수 있도록 새 학교를 짓는데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셉 라이라이. 


 

공사터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을 살펴보고 나면 이장님 댁으로 향합니다. 이장님 댁으로 가는 길에 집집마다 툇마루에 앉아 있는 마을 사람들과 ‘자고 가요?’ ‘네.‘ ’저녁은 드셨어요?’ ‘아직이요’ 와 같은 간단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저녁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를 긴 시간을 들여 이장님 댁에 도착하면 최고의 음식 솜씨를 가진 이장님 부인이 저녁식사를 준비해줍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찹쌀밥과 신선한 각종 채소를 양념장에 찍어 먹다 보면 “셉 라이라이(정말 맛있어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폽깐마이(또 만나요!) 


 

때로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기도 하고, 때로는 함께 일하는 관계자들과 서로 다른 의견들로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서 힘들다, 외롭다는 마음이 불쑥 올라올 때도 있지만, 밖으로 꺼내기도 전에 스르륵 사라져버리곤 합니다. 라오어도 할 줄 모르고 차도 없어서 매번 오토바이로 태워다 줘야 하고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저와 함께 일하는 것이 분명 수고스럽고 힘들 텐데도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고 배려해주는 파트너들이 있고, 매번 같은 대화라도 말을 건네주고 웃음을 함께 나누는 마을 주민들이 있고, 처음엔 온 몸을 배배 꼬며 숨기 바빴는데 이제는 활짝 웃으며 신나게 손을 흔들어 주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글 싸바이디, 삐마이!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